"우리랑 일합시다" 각광받는 K-조선…글로벌 톱티어 SMR 러브콜

작성자 admin 날짜 2024-07-15 19:17:06 조회수 48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이세연 기자

2024.07.15 08:00

 

[MT리포트]부상하는 해상 SMR(上)

[편집자주]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과 원자력 기술을 보유한 곳. 대한민국이 거의 유일하다. 이같은 위상을 바탕으로 K-조선이 '해상 SMR' 부문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 시작하고 있다. 해상 SMR은 어떤 사업인지, 궁극적으로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를 분석해봤다.

 

HD한국조선, 웨스팅하우스 '러브콜'…떠오른 '해상 SMR'

 

글로벌 테이블 위로 올라오는 '부유식 SMR'/그래픽=최헌정

 

글로벌 선도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업들이 K-조선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이 '바다 위 SMR'이라는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뉴 누클리어 포어 마리타임 런던 서밋(New Nuclear for Maritime London Summit)'을 계기로 미국 웨스팅하우스 관계자로부터 SMR 협력 제안을 받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 기술에 SMR을 접목한 '부유식 SMR'의 장점에 대해 발표를 했는데, 이를 들은 웨스팅하우스 관계자가 적극 협력 의사를 표현했다.

 

발표를 진행했던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상무는 "부유식 SMR의 경우 토목 과정이 없기에 비용을 줄이면서 신속한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게 통했다"며 "협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빌 게이츠가 설립한 SMR 기업 테라파워와는 이미 동맹을 체결한 상태다. 양사는 70MWe(메가와트)급의 소규모 부유식 SMR 실증을 2030년쯤 진행하는 게 목표다.

 

SMR은 전기출력 300MWe 이하급의 원자로로, 중대사고 확률이 10억년에 1회 수준에 불과하고 사업 비용이 저렴해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형 원전과 달리 특정 지역, 도시, 산업단지 등 전력 수요처 인근에 구축하기 유리하다. 이 SMR을 육지가 아니라 바다 위에 띄우는 사업에 조선사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부유식 SMR은 전력 공급이 어려운 도서 지역에 안정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바닷가에 위치한 기존 원전 부지를 효율적으로 확장하는 게 가능하다.

 

해상 부유식 SMR은 국내 기업에 큰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글로벌 톱티어 조선-원전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한국 밖에 없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테라파워에 SMR 연구개발팀 파견 규모를 늘리는 등 기술 교류를 강화하며 사업 확장을 노린다. 삼성중공업은 덴마크의 시보그와 손을 잡고 부유식 SMR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오션 역시 관련 사업을 검토한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SMR 추진선'까지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정익 KAIST(카이스트) 교수는 "해상 SMR은 발전뿐만 아니라, 해운 산업의 탈탄소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SMR 추진 컨테이너선 개념도/그래픽=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글로벌 선도 SMR과 동맹맺는 K-조선…"미래의 성장엔진 찾기"

조선 3사 부유식 SMR 사업 추진 현황/그래픽=임종철

 

국내 조선사들은 글로벌 톱티어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업과 동맹을 맺고 있다. '바다 위 원전' 시장을 초기부터 장악하기 위해서다. '원자력 추진 선박'까지 이어질 수 있는 미래의 사업 기회도 염두에 둔 시도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은 글로벌 주요 프로젝트들과의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해상 SMR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원전 대비 안정성과 경제성을 극대화하면서, 해안·도서 지역 산업단지 등 지역에 전력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부유식 SMR'의 특징을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빌 게이츠가 만든 SMR 기업 테라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며 협업중이다. 미국 에너지 회사 서던컴퍼니, 원자력 발전 솔루션 회사 코어파워 등과 함께 4세대 원자로(용융염) SMR을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SMR 기반 발전선의 디자인 콘셉트를 ABS(미국선급협회)로부터 '개념승인' 받았다. 2030년 무렵에는 테라파워와 소규모 실증을 진행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

 

HD한국조선해양은 테라파워에 단순 FNPP(해상부유식 원자력 발전선)를 공급하는 것을 벗어나, SMR 사업을 둘러싼 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기술 교류 강화를 위해 테라파워 본사 파견 연구인력을 대폭 늘리는 것도 고려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에서 테라파워에 파견된 한 연구원은 "우리가 가진 엔지니어링과 생산기술, 해양산업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바탕으로 테라파워 해상 원자력 신사업의 개발방향을 설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1위 조선사의 기술에 원자로 제작 노하우까지 갖춘 점을 높게 평가받는다. 이 회사는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ITER(국제핵융합시험로) 프로젝트에 필요한 9개의 진공용기 섹터 중 4개를 맡아 '준비된 SMR 기업'임을 알렸다. HD한국조선해양이 웨스팅하우스 측과도 관계를 발전시킬 경우 글로벌 SMR 선도기업 두 곳과 손을 잡는 모양새가 된다. 미국의 한 메이저 석유회사도 HD한국조선해양에 SMR 사업 관련 제휴를 문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해양 SMR 로드맵/그래픽=윤선정

 

삼성중공업은 덴마크 시보그와 손을 잡았다. ABS로부터 SMR을 싣고 다닐 수 있는 부유체 'CMSR(소형용융염원자로) 파워 바지'에 대한 기본인증도 마쳤다. 2028년까지 제품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100MW(메가와트)급 CMSR을 2기에서 최대 8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 부유체 내에 스팀 터빈 발전기와 송배전 설비 역시 갖췄다. 한화오션은 인도네시아 원전 개발회사 토르콘 인터내셔널에서 추진하는 해상 원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부유식 SMR은 단순 전력을 확보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선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선박 연료를 만드는데 부유식 SMR의 전력을 활용할 수 있다. 이호기 삼성중공업 친환경연구센터장은 "부유식 원자력 발전설비는 기후 변화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응 가능한 무탄소 에너지 솔루션"이라며 "부유식 수소, 암모니아 플랜트로 확장 가능한 차세대 기술"이라고 말했다.

 

최종적으로는 'SMR 추진선' 사업을 노릴 수 있다. 원자력 추진선의 경우 아직까지 군사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해양에서도 넷제로(탄소순배출 0)가 대세가 되며 '민간 활용'이 거론된다. 이정익 KAIST(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부유식 SMR에 들어가는 원자로의 경우 자연스럽게 원자력 추진 선박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FNPP와 같은 것은 일종의 중간 단계로, 이미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민간용 원자력 추진 선박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해상 SMR은 K-조선 기업들에게 엄청나게 큰 사업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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