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병인 기자
입력 2025.01.16 15:45
수정 2025.01.16 22:05
원자력연구원, ‘SMR 시장: 2024년 주요 진전과 2025년 주목할 분야’ 발표
미국·EU 등 선진국, SMR 상용화 잰걸음…유럽·아시아 등에서 수주전 벌여
‘비 서방국’ 러시아·중국, SMR 역량 앞서나가…현재 상용화 운전 진행
미국, 러시아와 제재 싸움…늘어나는 HALEU 수요 대응 위해 공격적 투자
[에너지플랫폼뉴스 박병인 기자] 전 세계적으로 원전 열풍이 불면서 선진국들은 ‘원전산업계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SMR의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연구원 박효인, 이태호, 조연주 연구위원의 ‘글로벌 SMR 시장: 2024년의 주요 진전과 2025년 주목해야 할 분야’에 따르면 올해 미국 TerraPower와 PacifiCorp(미 서부 전력회사)는 와이오밍 주 Kemmerer 부지에 Natrium 발전소 첫 호기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원자로 시설 건설인허가를 신청한 바 있으며 올해 중 건설공사 착수에 나설 계획이다. 2029년 건설 완료가 목표이며 2030년에는 운전을 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X-Energy는 텍사스 주 Seadrift에 있는 Dow Chemical 공장 부지에 Xe-100 첫호기 건설을 추진중에 있다. SMR을 비발전용(산업공정열)으로 사용하는 최초의 사업으로 X-Energy는 올해 중 건설인허가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X-Energy는 워싱턴주 Xe-100 4기 배치사업, 테네시주 TRISO 연료공장 건설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정부(국방부)에서는 국방용 이동식 원자로 실증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원자로혁신센터(NRIC)는 초소형로에 대한 실험전 사전설계를 올해 중에 완료할 계획으로 2026년에는 임계 실험에 나설 계획이다.
캐나다의 경우에는 온타리오발전이 Darlington 부지에 전력용 BWRX-300(300MWe) 4기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현재 주민공청회를 완료하고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가 건설 인허가를 검토 중에 있으며 온타리오발전은 올해 중 건설인허가를 완료하고 건설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첫 호기 건설을 완료하고 2029년말경 상업운전을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스웨덴의 경우에는 Ringhals 원전 부지에 SMR 건설을 검토 중에 있다. 스웨덴은 지난해 6월 사업 시행사 후보군 중 Rolls Royce와 GE-Hitachi를 선정한 바 있다.
영국은 원자력청(GBN) 주도로 자국 내 부지에 건설될 SMR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Rolls-Royce, Holtec, GE-Hitachi, Westinghouse 등 4개 회사로 압축해 최종 평가하고 있으며 올해 봄에는 최종적으로 2개 노형을 선택할 계획이다.
루마니아에서는 NuScale이 Doiceti 화력발전소 부지에 VOYGR-6(77MWe 모듈 6기) 건설을 추진 중에 있다.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FEED 2단계 설계 및 투자 확보를 진행 중에 있으며 루마니아 내에서의 인허가 진전, NuScale에 대한 미국 정부의 추가적 재정 지원 등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부지와 사업자(구매자)를 확보한 SMR 노형들이 SMR 산업과 공급망 구축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이제 계획된 첫호기 건설 인허가, 공사 착수 여부가 실증사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친원전 회귀한 유럽, SMR 도입 ‘적극적’
한때 탈원전을 선언했다가 친원전으로 회귀하고 있는 유럽에서도 SMR을 주목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SMR에 적극적인 영국, 프랑스, 스웨덴, 루마니아, 폴란드 외에 에스토니아, 핀란드, 노르웨이, 우크라이나 등지에서도 SMR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국가들은 올해 SMR을 위한 부지확보, 정부의 정책 지원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탈원전 국가였던 이탈리아도 지난해 7월 원자력발전으로의 회귀를 선언하며 SMR 도입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다.
유럽이외의 지역에서는 ASEAN 국가들이 SMR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SMR 도입 의사가 있었던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더해 최근에는 베트남, 말레이시아가 SMR을 포함한 원전 도입 정책을 재추진하면서 SMR 도입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중동 지역의 경우에는 지역 정세 안정화와 함께 과거 원자력 도입을 검토했던 사우디, 요르단을 비롯해 원자력발전의 확장과 다각화를 모색해온 UAE, 터키의 정책 방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빅테크기업도 SMR 열풍 가세
AI로 인해 데이터센터가 증가하자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빅테크기업들을 중심으로 SMR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Google은 Kairos Power의 생산 전력을 구매하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Amazon은 지난해 10월 X-Energy에 5억달러 상당의 지분 투자가 진행됐다. Equinix는 지난해 4월 Oklo와 최대 500MWe 전력 구매 사전계약을 체결했으며 META는 지난해 12월 최대 4GW 전력 공급을 위한 원자력공급자 RFI 공모에 나서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수전전력 100MW 이상, 서버 5000대 이상, 상면면적 2만2500M2)는 향후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약 33%의 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는 단 1초의 정전도 치명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면서 지속적인 전원 공급이 최우선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특성이 있다. 이에 가장 부합하는 SMR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 서방권’ 러시아·중국, SMR 상용화 성공
비 서방권 국가로 분류되는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SMR을 구축해 운영 중에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경수형 KLT-40S(최대출력35MWe) 2기를 탑재한 부유식발전선 AkademikLomonosov를 운영 중에 있다. 발전선은 2019년부터 극동 지역 Pevek시(인구4000명)에 전력 및 난방열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경수형 RITM-200(55MWe) 2기가 장착된 원자력 쇄빙선 4척을 건조해 현재 운영 중에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고온가스로(HTR) 발전소를 완공해 운영 중에 있는 상황이다. 산동성 시다오완에 2021년 완공했으며 2022년 12월부터 100% 출력 운전을 개시했다.
250MWt 원자로 2기로 210MWe 전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지난해 원자력연료 공급을 두고 미국-러시아간 알력 다툼이 발생한 바 있다. 미국은 러시아산 LEU의 전면 수입금지를 지난해 8월 실시했으며 이에 맞서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농축우라늄의 대미 수출을 제한했다.
이에 미국은 4세대 원자로에 활용되는 HALEU(고순도저농축우라늄) 생산 기반 확충에 27억2000만 달러를 투입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35년 미국의 HALEU 수요가 연간 5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업규모의 HALEU 생산시설은 러시아만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